고터 개발에는 포함이 안 되나
이게 제일 궁금했다.
서울시는 2025년 9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146,260㎡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하고 신세계센트럴시티,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협상에 착수했다. 계획은 터미널을 지하로 통합하고 지상에 최고 60층짜리 주거·업무·문화 복합 건물을 세우는 것이다. 사전협상 → 도시계획 변경 → 인허가 순서로 진행된다. 2026년 현재 사전협상이 진행 중인 단계다.
반포쇼핑타운은 이 부지 경계 바로 옆에 붙어있다. 걸어서 2분도 안 된다. 근데 직접 포함은 아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고터 협상 테이블은 신세계센트럴시티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즉 대형 법인 소유 토지를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다. 반포쇼핑타운은 수백 명의 개별 구분소유자들의 집합건물이다. 법적·행정적으로 아예 다른 테이블이다.
설마... 고터가 60층으로 올라가도 옆 5층짜리가 그대로일 수 있을까?
나는 그게 간접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고터 개발이 완공되면 그 주변 상권의 지형도가 완전히 바뀐다. 반포쇼핑타운 입장에서는 "우리도 업그레이드해야 살아남는다"는 공감대가 소유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 그게 개발 컨센서스의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다 나름의 근거가 있고, 거기다가 나의 뇌피셜이 첨가된 추측이다 ^^;;
강남권 구분소유 상가 재건축, 된 사례가 있긴 한가
찾아봤다. 있다.
서초구 서초동 1339-4번지 '가림 상가' 사례다. 2018년 개발업자가 상가 소유자들의 재건축 동의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고, '강남 삼부르네상스 오피스텔'이라는 이름으로 약 260개 오피스텔과 신축 상가를 분양했다. 공사비는 약 358억 원(부대비용 포함). 준공 이후 자산가치가 5년 만에 2배로 뛰었다고 한다.
근데 이게 쉬운 사례가 아니었다. 개발업자가 직접 뛰어들어 소유자들의 동의를 개별적으로 받아냈다. 누군가 주도하는 주체가 생겼을 때 가능했다는 거다.
반포쇼핑타운에 그런 주도 주체가 지금 있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재건축의 경우도 상가 소유자와의 갈등이 계속 반복된다. 서초진흥아파트는 상가 조합원에게 불리한 정관 변경을 시도했다가 소송에서 졌다. 신반포2차도 상가 조합원의 아파트 분양 비율 문제로 수년째 소송이 이어졌다. 강남권 재건축에서 상가는 항상 뇌관(雷管)이다.
매매가 추이, 얼마나 됐나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면, 4동 기준 2022년 5억8,278만원 → 2023년 6억40만원 → 2024년 6억1,394만원 → 2025년 6억2,141만원으로 3년 사이 약 6.6% 상승했다. 공시가율을 고려하면 실거래가는 이보다 상당히 높다고 봐야 한다.
2021년 기준 1층 매물 호가 8억 원 선이라는 기록도 있었다.
주변 맥락과 같이 놓고 봐야 스케일이 잡힌다.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가 70억 원에 거래되며 '국민평형 평당 2억' 시대를 처음 열었고, 래미안 트리니원 신축 상가는 평당 4억 원 안팎으로 분양됐다. 이 동네에서 상업 부동산이 어느 수준인지 보이는가.
근데 반포쇼핑타운은 그보다 훨씬 싸다. 이유가 있다. 신축이 아니고, 재건축 불확실성이 가격에 반영돼 있지 않고, 유동성도 떨어진다. 어떻게 보면 상대적으로 저평가(低評價)된 구간이다.. 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건 개발이 현실화돼야 가능한 얘기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면 소유주들이 "지금 팔아도 남는다"고 생각해서 재건축 대신 매각을 택하는 역설(逆說)도 있다. 이게 구분소유 상가의 숙명이다.
임차인 현황으로 읽는 상권 온도
현재 반포쇼핑타운에 들어온 업종을 보면 상권의 성격이 보인다.
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KT), 의료(각종 병원·한의원·피부과·신경외과), 교습소, 부동산 중개사무소, 편의점, 패스트푸드(KFC), 기아자동차 전시장, LG베스트샵까지.
이 업종 리스트에서 보이는 건 두 가지다.
첫 번째, 배후 주거 인구를 기반으로 한 생활밀착형 상권이다. 은행·병원·교습소·편의점은 "지나가다 들르는 곳"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오는 곳"이다. 유동인구보다 고정 배후 수요가 탄탄한 상권이라는 뜻이다.
두 번째, 대형 앵커 임차인들이 오래 버티고 있다. LG 베스트샵, 기아자동차 전시장, 국민은행.. 이런 임차인들은 단기 계약을 하지 않는다. 소유주 입장에서 이들이 있는 한 공실 걱정이 없다. 어우.. 이렇게 되면 "왜 재건축을 하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반포쇼핑타운에 세를 얻기가 쉽지 않고, 가끔 나오는 물건은 기다리는 사람들에 의해 바로 선점된다는 말도 있다. 공실이 적다는 건 소유주들이 재건축 필요성을 덜 느낀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실이 넘쳐나야 "헐고 새로 짓자"는 말이 나온다. 아이러니하게도 상권이 살아있어서 개발이 안 된다.
앞으로의 전망
솔직히 말하면 미지수(未知數)다.
고터 사전협상이 진행 중이고, 신반포4차가 착공 초읽기에 들어갔고, 신반포2차도 2027~2028년 착공을 내다보고 있다. 이 동네 전체가 재편되는 대공사가 지금 순서를 잡아가고 있다.
근데 반포쇼핑타운만 그 흐름 밖에 있다.
개발이 현실화되려면 결국 세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소유주들의 합의, 주도 사업자의 등장, 그리고 행정적 절차의 이행. 지금은 셋 다 없거나 미약하다.
내 뇌피셜로는, 고터 개발이 첫 삽을 뜨는 시점이 진짜 변수가 될 것 같다. 눈에 보이는 공사가 시작되면 "우리도 이제 움직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길 수 있다. 상가 재건축은 결국 공감대(共感帶)의 문제니까.
그 전까지는 40년 된 5층짜리가 트리플 역세권 한복판을 묵묵히 지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참 잘 버티고 있다. 칭찬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터가 60층으로 올라갈 때, 반포쇼핑타운은 어떤 선택을 할까? 나는 그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