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항목 전면 재설계.
원래 기정 인센티브 목록에는 UAM시설, 첨단기술 테스트베드, 스마트산업 육성, 로봇친화형 건축물 같은 항목이 들어 있었다. 근데 이번에 주거(A), 생활지원(B), 상업(C)으로 구역을 나눠서 인센티브를 새로 정리했고, 저 항목들은 다 빠졌다.
변경 후 살아남은 인센티브는 이렇다:
탄소중립 — 신재생에너지, 저영향 개발 (기준용적률 × 0.05)
녹지생태도심 — 입체녹지 조성, 개방형녹지 (기준용적률 × 0.05)
디자인혁신 — 유니버설디자인(BF인증) (기준용적률 × 0.03)
지역맞춤 — 전선지중화, 공공보행통로, 지역특화용도 (기준용적률 × 0.03)
UAM이 빠진 게 오히려 눈에 밟힌다
솔직히 가장 눈에 띄는 건 삭제된 항목들이다.
UAM, 로봇친화형 건축물... 2022년에 계획 세울 때는 트렌디하게 넣어뒀던 것 같은데, 막상 현실 적용 단계가 되니 "세부 설치기준 및 산정요율은 시장의 서면동의를 통해 결정"이라는 단서가 달린 항목들이 그대로 사라졌다. 즉, 기준 자체가 아직 안 잡혀 있었다는 거다.
잘 뺐다. 실현 불가능한 인센티브를 목록에만 올려두면 건축주만 헷갈린다.
대신 입체녹지 개방형녹지 인정 한도를 대지 규모별로 명확히 수치화했다. (대지면적 3천㎡ 미만 25%, 5천㎡ 미만 35%, 8천㎡ 미만 40%, 8천㎡ 이상 45%) 이건 꽤 현실적인 세팅이다.
공시지가로 이 땅 가치를 들여다보면
한 가지 단서를 찾아봤다. 구역 내 서초동 1342-4번지(LG전자대리점, 1978년 준공) 기준으로 2025년 1월 공시지가가 ㎡당 21,620,000원이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1342-4 단독 필지 하나만 해도 공시지가 기준으로 단위 면적당 2,162만 원이다. 공시지가는 시세 대비 70% 수준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는 걸 감안하면, 실거래 기준으로는 ㎡당 3천만 원을 훌쩍 넘을 수 있는 땅이라는 뜻이다.
82,031㎡짜리 구역 전체를 그 시세로 단순 계산하면.. 어우, 계산하다가 손 떨린다. 실제로는 필지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이 구역에서 땅 한 뼘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주변에서 신축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
같은 서초동권에서 비슷한 시기 신축 흐름을 살펴보면 방향이 보인다.
뱅뱅사거리 인근 서초동 1362-27번지(지구단위계획 구역 바로 근방)에는 르니드서초 오피스텔이 2025년 1월 입주를 완료했다. 대지면적 2,352㎡, 연면적 27,795㎡, 용적률 629%짜리 신축이다. 분양가가 73㎡ 기준으로 26억~29억 7천 사이였다.
그리고 집품 데이터 기준으로 서초동에는 서호빌딩(2024년), 지젤시그니티 서초(2022년), 코네스트(2023년) 등 신축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미 개발이 진행 중이다. 1342번지 일대는 아직 그 흐름에 본격적으로 올라타지 못한 셈이다. 그게 이 구역의 기회이기도 하고, 발목이기도 하다.
특별계획가능구역 — 이게 진짜 핵심이다
이 구역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특별계획가능구역 세 군데가 핵심이다.
①구역 (서초동 1348번지 일대, 4,569.7㎡) — 2종→3종 주거로 용도 업그레이드, 최고높이 50m 가능. 효령로72길 8m→12m 확폭이 조건이다.
②구역 (서초동 1349번지 일대, 7,277.1㎡) — 마찬가지로 2종→3종, 최고높이 50m. 근데 이 구역이 재미있는 게 주민설문을 다섯 번이나 했다. 그 결과 남측 소유자들의 개발의사가 높아서 획지분할 가능선까지 지정했다. 쪼개서라도 먼저 되는 블록부터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⑤구역 (서초동 1357-49번지 일대, 6,138.0㎡) — 여기가 가장 스케일이 크다. 3종→준주거지역으로 용도 상향이 가능하고, 최고높이 80m, 용적률 상한 400%다. 공공기여 15% 이상이 조건이지만, 강남대로 코앞에서 준주거 80m짜리 건물이 올라간다면 그건 꽤 임팩트 있는 개발이다.
효력기간(效力期間)이 문제다. 최초 고시일인 2022년 12월로부터 3년 이내에 특별계획구역 지정 신청이 없으면 효력이 그냥 사라진다. 2025년 12월이 데드라인이었던 셈인데.. 서초구청 홈페이지에 2025년 12월 5일자로 또 변경 고시가 올라온 흔적이 있다. 계속 연장하면서 끌어가고 있다는 거다.
주민요청으로 2년씩 최대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아직 포기한 게 아니라는 신호다.
높이를 올려준 진짜 이유
공식 취지는 이렇다: "용적률 완화에 따른 적정 높이계획 수립을 위하여."
어렵게 생각할 거 없다. 인센티브로 용적률을 더 받아서 쓰려면 건물이 더 올라가야 하는데, 높이 제한이 그대로면 그 용적률을 어디에 집어넣냐는 문제가 생긴다. 건폐율(50% 제한)은 손 못 대고, 용적률은 올려줬으니 높이를 같이 풀어주는 거다. 연동해서 정합성을 맞춘 거라고 보면 된다.
결국 이 구역에서 건물 짓는 사람 입장에서는 인센티브 이행 → 용적률 추가 확보 → 30m 넘는 건물 가능이라는 경로가 열렸다. 30m에서 36m, 6m 차이가 실제로는 개발 사업성을 바꿀 수 있는 숫자다.
그래서 잘 될까?
뇌피셜을 솔직히 얹어보자면..
입지는 나무랄 데가 없다. 강남대로·효령로·서운로로 삼면이 둘러싸인 2만5천 평 블록이 아직 저층 노후 주거지라는 건 어떻게 보면 강남에서 마지막 남은 기회 같은 곳이다.
근데 현실이 쉽지 않다는 게 숫자로 보인다. 특별계획가능구역 ②에서만 주민설문을 다섯 번 돌렸다. 그리고 아직 특별계획구역 지정 신청이 없어서 효력기간을 연장하면서 버티는 중이다. 강남 한복판 땅에서 소유자들 절반 이상 동의 모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서초동 1362 쪽(바로 옆 구역)은 이미 르니드서초 같은 신축이 들어섰고, 주변 시세는 계속 오르고 있다. 그 압력이 결국 이 구역 소유자들의 의사결정을 밀어붙일 것이다. 시간이 걸릴 뿐, 방향 자체는 정해진 것처럼 보인다.
이번 경미한 변경은 그 판을 좀 더 현실적으로 새로 깔아준 것이다. UAM 같은 공상을 빼고, 높이도 올려주고, 인센티브 기준도 명확히 했다. 서초구가 포기하지 않았다는 신호다.
마무리
2022년에 판을 깔고, 2025년에 효력기간 연장하고, 2026년에 또 변경 고시를 냈다. 서초구는 계속 이 구역의 판을 다듬고 있다.
결국 특별계획가능구역 ①②⑤의 주민들이 언제 손을 잡느냐다. 특히 준주거 80m가 가능한 ⑤구역 소유자들, 그들은 과연 합의(合意)할 수 있을까?
특별계획구역 지정 신청이 들어오는 날, 그게 이 구역의 진짜 신호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