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고터 재개발 센트럴시티 설립 역사부터 ft.신세계 수익은?

강남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고터 재개발 60층 내외 센트럴시티 ft.신세계 수익은?

반포 고터 재개발, 50년 역사부터 60층 미래까지 완전 해부

강남 개발이 낳은 땅, 고터의 시작 (1975~1981)

1974년 이전까지 서울의 고속버스 터미널은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종로6가의 동대문고속, 봉래동의 한진고속, 남대문로의 동양고속, 을지로의 속리산고속 등 회사마다 각자의 터미널을 운영하는 비효율적인 구조였다. 서울 도심 교통 혼잡이 임계점에 달하면서 이들을 한 곳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처음에는 서울역 인근 도심에 터미널을 세우려는 구상이 있었다. 세계 주요 도시의 교통 거점이 대개 도심에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의 국책 사업이었던 강남 개발이 이 계획을 통째로 뒤집었다. 1975년 6월 27일, 서울시는 강남 개발의 일환으로 터미널을 반포동·당산동·성북역 앞 세 곳으로 분산 이전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같은 해 11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법인이 설립됐다. 반포동 19번지, 5만 평의 허허벌판에 동양 최대의 종합터미널을 짓겠다는 구상이었다. 1976년 4월 착공해 그해 9월 1일 가건물 형태로 영업을 시작했고, 현재 우리가 아는 경부선 터미널 건물은 1981년 10월 20일 준공된 것이다. 이후 1985년 3호선, 2000년 7호선, 2009년 9호선이 차례로 개통하며 한강 이남 유일의 트리플 환승역으로 자리 잡았다.

율산그룹의 흥망과 23년 가건물의 비극 (1975~2000)

경부선 바로 옆 부지, 지금의 센트럴시티 자리에도 드라마 같은 역사가 있다. 1975년 서울시는 이 땅을 당시 중동 특수를 타고 혜성처럼 등장한 율산그룹에 매각했다. 율산은 20층 규모의 복합 터미널과 호텔, 대형 상업시설을 한데 묶는 21세기형 구상을 1970년대에 이미 그렸던 선구적 존재였다.

그러나 무리한 확장과 자금난, 1979년 '율산 사건'으로 회장이 구속되면서 그룹 전체가 부도를 맞았다. 1978년 3월 2층짜리 가건물 '서울종합터미널'로 간신히 개장한 채 23년을 버텼다. 같은 해 경부선 터미널이 웅장한 건물로 들어선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당시 호남선 터미널의 낙후함은 영호남 차별의 상징처럼 읽히기도 했다.

율산그룹이 무너졌지만 서울시가 '토지소유권 이전 조건은 종합터미널 건축'이라는 조건을 고수해 법인은 살아남았다. 신선호 회장은 결국 신세계·메리어트 등과 합작해 1994년 12월 센트럴시티를 착공했고, 4,400억 원을 투입해 2000년 9월 완공했다. 그러나 완공 직후 다시 자금난이 찾아왔고, 경영권은 애경그룹을 거쳐 말레이시아 투자회사로 넘어갔다.

롯데가 먼저 노렸다 — 신세계가 1조 원을 베팅한 이유 (2012~2013)

2012년은 신세계로서는 악몽 같은 해였다. 롯데쇼핑이 신세계 인천점 부지를 인천시로부터 사들이며 세입자인 신세계 인천점을 퇴거 위기에 몰아넣었다. 그러자 롯데가 다음 타깃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위치한 센트럴시티를 노린다는 소문이 퍼졌다.

당시 서울 강남권에서는 대기업 간의 조용한 영역 다툼이 진행 중이었다. 삼성역 일대는 현대차그룹이 GBC를 중심으로 '현대타운'을 구상하고 있었고, 잠실역 일대는 롯데가 롯데타운으로 상업·주거 복합단지를 구축해 가고 있었다. 고터는 신세계의 마지막 퍼즐이었다. 매출 1위 점포를 경쟁사에 빼앗길 수 없었던 신세계는 2012년 10월, 1조 250억 원을 들여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인수 직후 신세계 부채비율은 140%까지 치솟았다.

그다음 수순은 예고된 것이었다. 2013년 4월, 신세계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9%를 인수하며 경부선 터미널 경영권까지 손에 넣었다. 이후 추가 인수를 거쳐 현재 64.96%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반포동 5만 평 — 경부선 터미널 + 센트럴시티 — 전체가 신세계의 품에 들어왔다. 2017년에는 신세계 본사가 명동 본점에서 고터 건물로 이전하며 '강남 시대'를 선언했다.

2025년, 드디어 재개발 방아쇠를 당기다

50년의 세월이 쌓인 2025년, 반포 고터는 대한민국 부동산·개발 이슈의 최전선이 됐다. 2025년 3월 신세계는 서울시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계획서를 공식 제출했다. 핵심은 터미널 지하화와 지상부 초고층 복합개발이다.

2025년 11월 26일, 서울시는 부지 면적 14만 6,260㎡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하고 신세계센트럴·서울고속버스터미널(주)과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했다. 계획안에는 최고 60층 내외 초고층 주상복합 3개 동 이상 건설이 담겨 있다.

60층 빌딩, 층마다 무엇이 들어오나

현재 공개된 계획안을 토대로 구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단, 사전협상 단계이므로 세부 비율은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구분

계획 용도

지하 심층부

고속버스 통합 터미널 (경부·영동·호남선 전체 지하화) + 고속버스 지하직결차로

지하 상층부

대형 주차장, 3·7·9호선 지하 환승 통로

지상 저층부

판매시설(프리미엄 쇼핑몰), 업무(오피스), 호텔·레지던스, 문화·엔터테인먼트 공간

지상 고층부

주거 (주상복합 아파트)

지상 외부

광장·공원, 한강 연계 입체보행교

공사 기간 터미널 운영은 인근에 지하 2층 규모 임시 터미널을 먼저 조성해 해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수익은 누가 어떻게 나눠 갖나

정부(국토부)는 이 사업의 직접적인 수익 배분 당사자가 아니다. 핵심 구조는 민간(신세계)과 서울시 간의 이익 교환이다.

서울시 민간 사전협상 제도는 민간이 개발 계획을 제안하면 서울시가 "공공기여를 얼마나 하면 용적률을 얼마나 올려주겠다"고 협상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신세계는 인프라를 현물로 납부하고, 서울시는 규제 완화라는 특혜를 제공한다.

구분

내용

신세계가 제공하는 것

터미널 지하화 전액 부담, 고속버스 지하직결차로 신설, 한강 연계 입체보행교 조성, 주변 도로 입체화, 임대주택 일부 제공

서울시가 제공하는 것

기존 규제로는 불가능한 용적률 대폭 상향, 도시관리계획 변경 허가

신세계의 수익은 주상복합 분양, 상업·업무시설 임대, 자산 가치 상승 세 갈래에서 나온다. 사업 규모는 업계에서 약 10조 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세금 한 푼 안 쓰고 교통 인프라, 한강 보행로, 주택 공급 실적을 동시에 챙기는 구조다.

개발 이익은 주주별로 어떻게 쪼개지나

터미널 개발 이익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주) 지분 비율대로 배분된다. 천일고속 주가가 폭등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주주

지분율

특징

신세계센트럴 (1대주주)

64.96%

최대 수혜, 사업 주체

천일고속 (2대주주)

16.67%

소형 상장사, 시총 소규모

동원로엑스 (3대주주)

11.11%

중규모 수혜

기타

약 7%

소규모 수혜

2025년 11월 서울시 사전협상 착수 소식이 퍼지자 천일고속은 9거래일 연속 상한가, 최고 954% 폭등을 기록했다. 신세계 주가는 약 7% 상승에 그쳤다. 이유는 간단하다 — 신세계는 시가총액이 수조 원이라 같은 호재에도 주가 반응이 희석되지만, 천일고속은 유통 주식 수가 전체의 14% 미만인 품절주였기 때문에 조금만 매수세가 몰려도 주가가 폭발적으로 치솟는 구조였다.

단, 전문가들은 사전협상 착수가 개발 완료를 뜻하지 않으며, 실제 착공까지 수년의 행정 절차가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주변 아파트 주민 고통, 재개발로 해소되나

반포 일대 주민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수백 대 버스로 인한 소음·공해·교통 혼잡, 그리고 올림픽대로라는 한강 단절이었다. 이번 재개발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한다.

지상 버스 완전 제거 — 경부·영동·호남선 모든 승하차장을 지하화해 지표면의 버스 교통량 자체를 없앰

고속버스 지하직결차로 신설 — 버스가 지상 도로를 통과하지 않고 지하에서 곧바로 진출입하는 구조

올림픽대로 덮개공원 + 입체보행교 — 인근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의 공공기여로 올림픽대로 위 덮개공원이 2027년 완공 예정. 여기에 고터 재개발의 한강 연계 입체보행교가 연결되면 고터 → 덮개공원 →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보행 축이 처음으로 열린다.

다만 터미널 지하화 후 진입·진출 램프가 결국 어딘가로 연결돼야 하는 만큼, 공사 기간 주변 도로 혼잡이 일시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세부 교통 영향 평가는 협상 과정에서 계속 다듬어진다.

공공 인프라가 민간 수익의 도구가 되는 건 아닌가?

물론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신세계가 센트럴시티를 인수한 이후 저렴한 식당들이 퇴출되고 고급 상업시설로 빠르게 대체된 전례가 있다. 명절이면 귀성객들이 오가는 공공 교통 인프라가 특정 민간 기업의 수익 극대화 도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또한 지하 통합 터미널에 수천 명이 입주해 있는 고투몰 상인들의 생계 문제, 반포1동 저층 주거지 주민들의 재개발 거부 움직임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사전협상 제도는 결국 서울시와 민간 사이의 밀실 협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용적률을 얼마나 올려주고 공공기여를 얼마나 받느냐는 시민들이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세금 한 푼 안 쓰고 인프라를 얻는다"는 서울시의 논리는 달리 보면 "고가 분양으로 결국 시민이 그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시사점 — 반포 50년, 그리고 앞으로의 10년

반포 고터 50년의 역사는 단순히 한 터미널의 이야기가 아니다. 강남 개발이라는 국가 프로젝트, 율산그룹의 흥망, 롯데와 신세계의 유통 패권 전쟁, 그리고 서울 강남 도시 구조 재편이 모두 이 땅 위에서 펼쳐졌다.

지금은 사전협상 착수 단계로, 도시계획 변경 인가·교통 영향 평가·공공기여 협상 등 수년의 행정 절차가 남아 있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서울 남부의 가장 낡은 인프라가 60층 랜드마크로 탈바꿈하는 것. 그 과정에서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라는 질문은 끝까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

강남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고터 재개발 60층 내외 센트럴시티 ft.신세계 수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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