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특기자 비자'라고 불리는 이 카테고리는 100% 보장은 없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는 꽤 매력적인 기회다.
가장 큰 장점은 '미국 스폰서가 필요 없다'는 것.
내 능력만 입증하면 고용주 눈치 볼 필요 없이, 내가 나를 청원(Self-Petition)해서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곰곰이 따져보고, 승산이 있겠다 싶어 덜컥 계약서까지 썼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미국 이민국(USCIS)은 다음 10가지 중 최소 3가지를 충족하라고 요구한다. 정보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간단히 정리해 본다.
1. 수상 경력: 노벨상은 아니더라도, 국가나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상
2. 협회 가입: 뛰어난 성취가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협회 멤버십
3. 언론 보도: 내 전문성과 업적을 다룬 전문지나 주요 매체 기사
4. 심사 위원: 다른 사람의 작업이나 논문을 심사한 경력
5. 독창적 기여: 학술, 예술, 사업 분야에서 독창적이고 중대한 기여
6. 저술 활동: 학술지 논문 게재 등
7. 전시 활동: 예술적인 전시 이력
8. 리딩 역할: 저명한 조직이나 단체에서의 주도적(임원급) 역할
9. 고소득: 동종 업계 대비 현저히 높은 연봉 수령 증빙
10. 상업적 성공: (주로 예술 분야) 흥행 성적
나의 경우, 비즈니스 경험과 학위, 그리고 그간 쌓아온 사회적 커리어들을 조합하니 4번(심사), 5번(기여), 8번(리딩 역할), 9번(고소득) 정도를 공략해 볼 만했다.
물론 준비 과정은 만만치 않다. 지난 10년, 20년의 삶을 서류 뭉치로 만들어 "내가 미국 국익에 도움 되는 사람이다"라고 세일즈해야 하니까. 변호사 비용도 적지 않고, 대기 시간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느냐 묻는다면, 나는 이것을 '인생의 헷지(Hedge)'라고 정의한다.
주식도 분산 투자를 하는데, 내 국적과 거주지라고 '몰빵'할 이유는 없다. 미국 영주권은 단순히 미국 가서 살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내 자산과 가족이 한국이라는 리스크에만 노출되지 않도록,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놓는 '자유이용권'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한국이 싫어서 도망가는 '도피'가 아니라, 더 넓은 판에서 놀기 위한 '확장'. 이것이 내가 미국행을 준비하는 진짜 이유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시도조차 안 하고 좁은 문에 갇혀 있기엔 내 인생이 좀 아깝지 않은가.
그런데.. 진짜로 진행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