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런 고래를 삼킨 새우, 정육각은 얼마나 괜찮은 회사였을까?
사업 방식부터 기존의 정육점과는 궤를 달리했다.
정육각은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오직 온라인으로만 승부했다.
수도권이라면 낮 12시 주문 시 당일 저녁에, 밤 8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도착하는 속도전이었다.
이런 대담한 약속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비밀은 김포에 위치한 약 2천 평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에 있었다.
핵심은 물량 발주부터 주문 확인, 손질,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데이터로 꿰뚫는 자체 소프트웨어였다.
첫 단계는 수요 예측. 축적된 구매 데이터에 날씨와 요일 같은 변수를 더해 필요한 양의 원육만 정확히 주문한다.
주문이 접수되는 즉시, 배송 시간에 맞춰 실시간으로 손질을 시작한다.
진공포장을 뜯는 순간 산패가 시작되기에, 주문이 들어온 후에야 가공하는 ‘온 디멘드(On-Demand)’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 예측 시스템의 정확도 덕에 재고는 거의 ‘0’에 가까웠다.
물류 역시 ‘정육각 런즈(Runs)’라는 자체 솔루션으로 해결했다.
기사가 출발지와 최종 목적지만 설정하면 시스템이 최적의 동선을 짜주는 식이다.
오배송은 줄이고, 기사들의 만족도는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
바로 이 회사가 2022년 4월, 900억 원을 들여 초록마을을 인수한 것이다.
그렇다면 고래를 삼킨 새우의 성적표는 어땠을까? 외형은 확실히 커졌다.
초록마을을 품은 정육각은 2023년 연결 매출 2006억 원을 기록,
인수 전에 비해 5배에 달하는 성장을 이뤄냈다. 몸집 불리기는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그 이면의 출혈은 심각했다.
2021년부터 3년간 쌓아 올린 누적 영업손실이 무려 828억 원.
버는 것보다 쓰는 돈이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그렇게 문제는 쌓여갔다.